북.세.통

사진1.png

 

 토요일, 홍대입구역의 놀이터는 밤이 되자 시끌벅적해졌지만 맨 끝자락의 주택가는 동떨어진 세계처럼 고요해졌습니다. 음산한 골목길을 굽이굽이 걷다 보면 어슴푸레 환한 집이 보입니다. 간판은 없지만, 창가의 책들과 와인이 나열된 계단을 따라 걷다 보면 여기가 어떤 성격의 가게인지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낮에는 북카페, 밤에는 북바로 운영 중인 공간 '낮섬' 입니다.

 

사진2_크기조정.png

 

 안으로 들어서자 알록달록하게 탁자에 늘어선 시집들부터 눈에 들어오네요! 꼭 먹음직스러운 빵처럼, 하나 집어들어 펼치고 싶을 만큼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었는데요. 사장님과 직원분이 칵테일을 제조 중인 테이블에도 그리고 손님들이 앉아 있는 곳 주변마다 아기자기한 책들이 보였습니다. 간간히 책 앞을 지키는 피규어도 있네요. 카페와 펍을 겸하는 가게도 많고 북카페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추세지만, 낮에는 카페만, 밤에는 바(BAR)로만 운영하는 독서공간은 유일한 것 같은데요. 애독가로서 피어나는 호기심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장님을 뵙고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Q1. '낮섬-낯섦' 이라는 북카페, 북바 이름에는 어떤 뜻이 있나요?

 

A1. 낮에는 낮에 있는 아일랜드(섬) 이라고 해서 '낮섬'이고요. 밤에는 낯설다고 할 때 '낯섦'이에요. 공간을 하나로 해서 두 가지(카페, 바)를 하다 보니까 이름에 차별화를 두어야 하고 정체성을 일관되게 가져가야 해서 이름을 두 가지로 만들었어요. 밤에 '낯섦'의 뜻은 낮섬(낯섦)이 위치한 곳이 주택가여서 절대 이런 공간이 나타날 거 같지 않은 느낌인데 낮섬(낯섦)에 들어오게 되면 다른 나라처럼 사람들이 낯설어 졌으면 좋겠다 해서 '낯섦' 입니다.

 

Q2. 북카페 겸 북바로 알고 있는데, 낮과 밤에는 그 성격이 분리되어 있나요?

 

A2. 네. 낮에는 술을 팔지 않고 밤에도 커피는 안 팔아요. 주인이 다르니까요. 저(바를 운영해주시는 사장님)는바리스타가 아닌 바텐더이기 때문에 커피를 만들 수 없고요. 낮에는 바텐더가 아닌 바리스타인 사장님이기 때문에 술을 만들 수가 없어요.

 

사진3.jpg

 

Q3. 이 북바를 바텐더로서 이끌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A3. 사실 저는 바텐더라는 직업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직업이 있어요. 그냥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언젠가 BAR를 해보면 좋겠다. 그러다가 낮에 카페를 하는 친구가 북카페를 만들 건데 낮에만 운영할 거다, 밤에는 네가 한 번 바(BAR)로 해보지 않을래? 라고 해서 친구와 월세를 나누고 시작을 하게 됐어요.

 

사진4.png

 

Q4. 연희동을 기점으로 북카페나 북바 같은 영리적인 독서공간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낮섬'만의 매력포인트나 행사가 있을까요?

 

A4. 저희만의 매력포인트요? (곰곰이 생각을 해보시는) 책과 칵테일을 페어링해서 판매하고 있기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서 즐길 만한 컨텐츠가 많아요. 한 달에 한 번씩 '바텐더 클래스'를 여는데,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나왔던 칵테일을 다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지는 식이죠. 무라카미 하루키가 워낙 술을 좋아해서 소설마다 다른 칵테일이 나오는데요. 예를 들어, '솔티독(Salty Dog)' 이라는 칵테일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 나와요. 거기서 '솔티독'은 영국 선원들의 은어로 하급선원을 뜻 한다고 해요. 칵테일을 만들어 볼 수 있고 하루키 소설을 읽으면서 마셔볼 수 있어요. 아니면 하루키의 다른 소설 '1Q84'에서 아오마메가 '미모사(Mimosa)'라는 칵테일을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그 칵테일을 만들어 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희가 일요일, 월요일에는 오픈을 안해요. 오픈을 안 할 때 요일가게(요일별로 다르게 운영하는 가게를 뜻함)를 해보실 수 있거든요. 자영업을 시작을 해보고는 싶으나 돈이 없는 분들께 하루에 5만원씩 받고 이 가게에서 뭔가를 판매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5. 말씀하셨다시피 이 공간에서는 책이 마치 음식처럼 음료와 페어링 되고 있는데요. 추천해주실 만한 낮섬 만의 책과 음료 조합이 있을까요?

 

A5. 책과 술의 조합이라·····. 아! 이번에 제가 만든 술이 있어요.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 라는 시집인데요. 겨울이어서 따뜻한 술들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따뜻한 우유에 꿀을 넣고 계피가루를 섞은 후에 버본(Burbon)을 조금 넣은 칵테일인데, 원래 이름은 '카우보이(Cowboy)'에요. 그 카우보이라는 칵테일의 이름을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라고 지었어요. 이 칵테일(카우보이)을 마시면서 유강희 시집을 읽는 것도 참 좋고요. 아니면 '권여선' 작가님의 '안녕 주정뱅이' 라는 책이 있어요. 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참함과 애정을 같이 담은 책이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마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버본을 드시는 거면 'F. 스콧 피츠제럴드' 작가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 것도 좋아요. 버본은 미국 술이잖아요?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막 생겼을 때 버본이 제일 많이 나갔거든요.

  '다자이 오사무' 소설가가 압생트(Absinthe)라는 칵테일에 대해 많이 써서 압생트를 드시면서 '인간실격'을 읽는 것도 좋고요.

  그리고 '레이몬드 카버' 작가의 단편 소설에 깁렛(Gimlet) 이라는 칵테일이 많이 나와요. 바에 오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칵테일이에요.

 

사진5_크기조정.png

 

 

 저희는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술 중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하이볼 스타일로, 그리고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를 골라 주문해보았습니다. 산뜻한 '위대한 개츠비'와 깔루아밀크처럼 묵직한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의 맛은 정말 훌륭해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의 입맛을 지금도 다시게 할 정도랍니다:) 또한 얼마 전 발렌타인데이여서인지 현재 판매 중인 위스키 초콜릿도 사장님께 선물 받았는데, 수제초콜릿과 따뜻한 우유칵테일의 조합 또한 완벽했습니다. 모닥불 주변에 모인 것처럼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고 있었고 좀처럼 자리를 떠나는 사람들도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책과 술, 커피, 그리고 맛있는 대화. 이 넷 중 하나라도 좋아한다면 이번 약속은 홍대 낮섬에서 잡는 게 어떨까요?

 

띠지.jpg

#삼성디스플레이  #책 읽는 습관만들기 #봄드림 #봄드림 기자단 3팀 #이색적인 책 공간 #낮섬 #북카페 #북바 

댓글 7
  • 야 씨발 내가꺼져이다
    2019-05-12 07:02
    야 씨발 내가꺼져이다
    답글 1
    • 야 씨발 내가꺼져이다
      2019-05-12 07:03
      야 씨발 내가꺼져이다
  • 핑크토끼
    2019-02-21 16:57
    북카페와 바를 같이 한다니 신선하네요. 무라카미 하루키 팬인 친구와 함께 꼭 가봐야겠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
  • 하쿠
    2019-02-20 20:07
    시집들이 집어들어 먹고싶어지는 빵처럼 진열돼 있다는 문장이 참 참신했어요.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네요. 언젠가 홍대에 간다면 꼭 가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애정하는 칵테일이 마시고 싶네요!
  • :)
    2019-02-20 17:20
    좋은 글 감사합니당
  • 블루베리스무디
    2019-02-20 16:34
    덕분에 멋진 곳 알아가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답글 1
    • 봄드림기자단3팀
      2019-02-20 16:51
      좋은 기사였다니 감사합니다!